20.



금요일 저녁, 네빌은 헤르미온느와 함께 호그스미드의 작은 식당의 문을 열었다. 후플푸프 출신의 마법사가 개업한 이 식당은 작았지만 분위기가 따듯하고 음식의 맛이 좋았다. 협소한 공간 탓에 예약제로 이뤄져, 네빌이 만남에 수락하자마자 해리가 미리 예약해두었다. 다만 혼자서 스네이프 교수님을 만나러가는 건 아직 무서워서 네빌은 헤르미온느에게 동행을 요청했다. 시험이 코앞이라 거절할 줄 알았던 그녀는 해리-스네이프 커플을 만나러 간다는 네빌에 흔쾌히 승낙했다. 한번씩 이렇게 기분전환을 해줘야 머리도 돌아간다는 게 그녀의 말이었다. 네빌은 스네이프 교수를 만나는데 기분이 전환될 수 있는지 의아스러웠다. 그래도 동행은 다행스러웠다.

“아직 안 오셨네.”

헤르미온느가 예약석에 착석하며 머리를 뒤로 넘겼다. 그녀의 부스스한 머리칼에 머리를 맞으며 네빌도 옆에 앉았다. 조금 긴장이 되네. 네빌의 중얼거림에 헤르미온느가 웃으며 어깨를 토닥였다. 괜찮아, 스네이프 교수님도 전보단 나아지셨던데. 일전의 방문에 스네이프가 불러서 만났다는 헤르미온느의 말을 들어도, 네빌은 여전히 불안했다.

딸랑, 종소리와 함께 문 안으로 들어선 해리가 보였고 뒤이어 스네이프가 보였다. 네빌과 헤르미온느는 깜짝 놀라며 일어섰다. 스네이프는 오늘 까만 셔츠에 까만 진을 입고 머리를 묶은 모습이었다. 물론, 둘 다 저런 모습의 스네이프는 난생 처음 보았다. 헤르미온느는 입을 가리며 어머머, 하고 신나했다. 진짜 섹시한데? 그녀의 혼잣말을 들은 네빌은 내심 동의하면서 놀란 눈을 깜박거렸다.

“헤르미온느, 네빌.”
“안녕, 해리! 스네이프 교수님, 안녕하세요. 오늘 멋지신데요.”
“스네이프 교수님, 안녕하세요. 오랜만… 입니다. 돌아오신 걸 축하드려요.”

네빌이 조심스레 인사했다. 스네이프는 무표정으로 네빌을 보다가 손을 내밀었다. 네빌은 얼굴이 빨개져서 허둥지둥 옷에 손을 닦은 뒤 악수를 받았다. 해리는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해리가 가장 안 쪽으로 예약해둔 자리는 아늑하기 그지없었다.

네빌은 스네이프를 몰래 힐끗거렸고, 헤르미온느는 대놓고 오늘 옷이 멋지시다, 머리스타일이 잘 어울리신다며 스네이프의 심기를 거슬렀다. 해리는 싱글거리면서 종업원을 불렀다. 유명한 전쟁 영웅들과 이번주 내내 마법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스네이프 교수가 손님이라니. 어린 종업원은 심장이 설레서 그들 앞에서 실수하지 않느라 혼이 났다.

“네빌, 나와줘서 고마워. 헤르미온느도.”
“뭘, 해리. 스네이프 교수님과 같이 온 건 아무래도 '그 일' 때문이지?”
“응. 아직 나도 세베루스한테 얘기하진 않았어. 이틀 전에 슬러그혼 교수님이 사직하는 걸 알게 되기도 했고.”
“그렇구나.”

네빌은 스네이프 교수를 가리켜 세베루스라고 칭하는 해리를 신기한 듯이 바라 보았다. 이미 호그와트에서 해리를 만났을 때 둘이 연인사이 라는 걸 듣긴 했지만, 둘이 그런 관계라는 건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있어도 낯설었다.

스네이프는 네빌과 해리 둘만 통하는 주제에 눈썹을 꿈틀이며 해리를 쳐다 보았다. 나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해리가 저에게 비밀을 만들었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스네이프는 인상을 구겼다. 네빌은 익숙한 그 표정에 살짝 겁을 먹고 스네이프의 눈치를 살폈다.

“해리, 네빌. 무슨 일인데?”

헤르미온느가 뺨을 괸 채 명랑하게 물었다. 그녀는 책 더미가 쌓인 도서관이 아닌, 분위기 좋은 식당에 있는 자체로 기분이 몹시 좋아보였다.

“내가 화요일 저녁에 호그와트에 왔을 때, 네빌을 만나서 대화한 게 있거든. 세베루스가 교수 복직을 하는 게 불만이라고, 사실 우리 둘이 사귀고 있다고 네빌에게 말했었어.”
“진짜 깜짝 놀랐다고, 해리. 무슨 그런 농담을 하는지 싶어서…… 죄, 죄송해요 스네이프 교수님…….”

네빌은 웃으면서 해리에게 대답하다, 스네이프를 쳐다 보고 움찔 굳어서 사과를 했다. 스네이프는 제 표정에 전부 반응하려 하는 네빌에 귀찮다는 듯이 손을 설렁거렸다. 사과할 필요 없다는 뜻이었다. 마침 구운 양고기나 감자튀김, 호박스프 등이 그들의 앞에 놓였다. 먹음직스런 음식들과 맛있는 냄새에 분위기는 한결 더 좋아졌다. 식당에서는 잔잔하고 부드러운 음악이 흘렀다. 스네이프는 제자들과 이런 식당에 온 것은 처음이었는데, 그것도 그리핀도르의 마음에 안 드는 제자들만 쏙쏙 골라다 놓은 것 같아서 무척 우스웠다.

“아무튼, 그 때 네빌이 내 고민에 대해 해답을 제시해줬거든. 세베루스가 복직해서 슬리데린 사감직을 다시 맡으면 계속 학교에 있어야 하잖아. 나는 세베루스랑 그렇게 오래 떨어져 있는 건 싫었어. 그래서 호그와트 교수직을 관둔다는 슬러그혼의 확답을 들었겠다, 네빌에게서 들었던 그 방안을 실천해보려 해.”
“그게 뭔데?”

헤르미온느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해리를 바라 봤다. 스네이프도 옆에 앉은 해리를 곁눈질하며 양고기를 썰었다. 네빌 롱바텀이 제시한 해결 방안이라고? 썩 믿음이 가진 않는데.


“해리, 정말이야?”

네빌이 대연회장을 빠져 나오며 목소리를 낮췄다. 아쉽게 디저트는 쓴 맛 나던 케이크로 끝낸 해리가 손등으로 입가를 훔치며 끄덕거렸다. 네빌은 혼란스러운 얼굴로 스네이프 교수와 해리의 예전 모습들을 떠올렸다. 같이 산다는 게 뭐길래 그 둘에 연인이라는 이름이 붙을 수 있을까.

네빌은 해리의 옆에서 종종 마법약을 만들기도 했으므로, 그 둘을 아주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 중 하나였다. 스네이프가 눈을 부라리며 저들의 마법약에 트집 잡을 것을 호시탐탐 노리던 것을 어떻게 잊겠는가. 해리가 분노하며 스네이프에게 말대꾸를 할 때마다 네빌은 해리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 어쩌자고 스네이프 교수의 심기를 더 거스르는 거야, 해리! 교수의 입에서 그리핀도르 50점 감점이 튀어 나오는 상상만 해도 네빌은 앞섶을 적실 것 같았다.

그렇게 서로를 들들 볶고 미워하던 앙숙들인데. 해리는 이제 스네이프 교수가 학교에 복직하는 걸로도 조바심과 안달을 느껴하고 있었다. 그와 한시도 떨어져 있기 싫다며 슬퍼했다. 네빌에게는 지니와 사귀는 해리의 모습이 아직 더 익숙한데, 눈앞의 해리의 모습은 정말 괴리감을 느끼게 했다.

“그럼… 넌 지금 교장실로 가니? 스네이프 교수님이 있다는….”
“응. 같이 집에 돌아가야지. 내 집에서 같이 살고 있어.”
“그래…. 스네이프 교수님이 복직하시게 되면, 나도 새학기부터는 약초학 교수가 되니까, 동료 교수가 되겠다. 신기하다, 그치? 해리.”
“그러게…. 부럽다…. 아, 아 맞다. 너는 교수님이 여전히 불편할 텐데. 나한테는 이제 전처럼 못되게 안 굴지만, 네빌 너는 여전히 어렵겠지. 나도 처음에 스네이프 교수님과 같이 살게 됐을 때는, 내가 같이 살자 해놓고 진짜 같이 살기 싫다고 생각도 했었는데.”

푸흣, 웃음을 흘리며 해리가 네빌을 돌아 보았다. 네빌은 스네이프와의 처음을 회상하며 순수하고 부드럽게 웃는 해리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어쩐지 그 얼굴에서 해리의 진심이 보였다. 해리가 스네이프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해리, 내가 스네이프 교수님과 같이 교수가 된다고 부러워만 할 필요 없어. 너도 알잖아.”
“뭐? 내가 뭘 아는데?”

해리는 어리둥절해서 네빌을 바라보았다. 어느덧 그리핀도르 기숙사로 올라가는 길목이었다.

“교수 말이야. 어둠의 마법 방어술. 오러 일을 관두고 네가 호그와트 교수가 되는 방법도 있어. 네가 그렇게…… 스네이프 교수님과 떨어져 있기 싫어한다면.”

계단에 한 걸음 올라서며 네빌이 말했다. 네빌의 말투처럼 담백한 해답이었다. 해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네빌을 올려다 보았다. 기차에서 두꺼비를 잃어버려 징징 짜던 그 어린 네빌은 어디로 갔을까. 벌써부터 네빌은 한 사람에게 이렇듯 길을 찾아주는 스승의 면모가 보였다. 해리는 놀라고 기뻐서 네빌을 덥석 안았다 놓았다. 얼떨떨해 하면서도 네빌이 씨익 웃었다.

“세상에,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네빌 네가 교수가 될 거라서 그런 생각이 난 건가…?! 와, 진짜 그런 방법이 있었네! 맞아, 그 수가 있었어. 고마워 네빌! 좋은 밤 보내!”

기숙사로 올라가는 네빌에 밝게 손 흔들며 해리가 교장실로 돌아섰다. 네빌은 계단에 서서 멀어져가는 해리의 뒷모습을 보았다. 어쩌면 호그와트에 스네이프와 해리 모두가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예전과 달라진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네빌은 궁금해하면서 계단을 올랐다.


“해리 네가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 완전 덤블도어의 군대잖아!”

헤르미온느가 박수를 짝 치며 눈을 반짝였다. 해리가 5학년 때 엄브릿지 ─마법부─ 에 대항해 친구들에게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가르쳤던 건 전적으로 헤르미온느의 아이디어였다. 헤르미온느는 몇 수 앞을 내다 본 제 심미안에, 스스로의 빛나는 지성에 감탄했다.

스네이프는 스프를 수저로 천천히 저으며 해리와 네빌이 나눈 대화들을 생각했다. 해리가…… 저와 함께 교수가 된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스네이프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가, 스프를 입에 넣으며 꿈틀거리는 제 입술을 가렸다. 어떡하지, 너무 좋은데. 스네이프는 제가 이렇게까지 해리와 같이 있고 싶었는지 몰랐다. 먼저 해리 옆을 떠나 학교에 있겠다고 말한 것도 자신이었는데. 해리가 저를 따라와 언제나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심장이 미친듯이 두근거렸다. 어떡해, 심장이 터질 것 같아.

해리가 싱긋 웃으면서 스네이프를 돌아 보았다. 스네이프는 어쩐지 시선을 맞추기가 부끄러워 모른척했다. 세베루스, 속삭이며 해리가 살짝 스네이프의 손등을 감쌌다. 네빌과 헤르미온느의 시선이 해리의 손에 따라붙었지만, 그들은 못 본 척 딴청을 피웠다.

“그 날, 맥고나걸 교수님 앞에서 이 생각을 바로 말하려고 했는데요. 당신이 집에서 출퇴근을 먼저 요구했다는 걸 알고, 전 그 사실로도 충분히 기뻤어요. 그렇지만 이제 슬러그혼 교수가 학교를 떠난다니, 세베루스가 사감 직을 맡을 게 거의 확실해보여서 이렇게 말 하는 거예요. 저 나름대로 서점에서 어둠의 마법 방어술 관련 책도 사서 틈틈히 보고 있었어요. 요즘 너무 바빠서 사실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오러 일을 그만둔 뒤에 교수 일을 제대로 준비해보려 해요. 전직 오러에 저는 해리 포터니까, 맥고나걸 교수님도 제게 바로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 직을 주실 것 같은데, 세베루스 생각은 어때요?”

언제나처럼 단단하고 힘 있게 말을 하는 해리였다. 스네이프는 옛 제자들 앞에서, 해리에게 가슴이 떨리고 있다는 걸 티낼 수 없어서 입술만 잘근거렸다. 목소리가 떨릴까봐 그저 고개만 끄덕거렸다. 헤르미온느는 그 둘을 지그시 웃으면서 바라보았다.

“두 사람, 정말 잘 어울린다.”

옆에서 네빌도 저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상상도 못해 본 그림이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잘 어울리지? 그러나 스네이프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네빌은 끄덕이던 고개를 털거덕거리며 기름칠 덜 된 갑옷병정처럼 딱딱하게 굳혔다.

스네이프는 덤블도어와 맥고나걸에 이어 또 다시 해리와 자신이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들은 것에, 약간 얼떨떨해졌고, 솔직히 기분이 좋았다. 우리 둘의 어떤 부분이, 남들에게 어디가 그렇게 보이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마 물을 수도 없었다. 이미 해리에게 두근거리고 있단 걸 티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스네이프는 벅찼다.

“졸업하기 아쉽다. 스네이프 교수님이랑 해리, 네빌 교수의 수업 궁금한데.”

헤르미온느는 진심으로 아쉬워 보였다. 그러자 해리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너 같은 인재가 계속 호그와트에 있어서야 되겠어? 헤르미온느. 마법부가 너 기다리느라 눈알이 빠지고 있는데.”

해리의 말에 헤르미온느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네빌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호그와트 동기들 중에 제일 잘 나갈 사람은 헤르미온느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심지어 세베루스 스네이프마저도. 스네이프조차 마법부 장관이 된 그녀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해리, 결혼식은 준비중이야?”

스네이프와 네빌이 동시에 입에 음식을 넣은 채 쿨럭거렸다. 해리가 냅킨을 들어 스네이프의 입을 가려주었다. 네빌은 씁쓸하게 자신이 냅킨을 찾아 입을 닦았다. 어쨌든 헤르미온느의 발언은 너무 놀라운 것이었다.

“두 사람, 결혼해…?”
“그렇대. 해리가 교수님께 청혼했다고 들었어.”
“와…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에 너무 놀라운 소식들이 가득하네….”

네빌은 슬쩍 스네이프를 쳐다 보았다. 얼굴이 새빨개진 교수의 모습이 보였다. 정말 적응은 안 되는데, 스네이프가 해리를 좋아하는 것이 느껴졌다.

“세베루스는 식에는 관심이 없대. 그래서 나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 헤르미온느.”
“음… 그래? 하지만 교수님, 해리는 이 마법세계를 구한 영웅이예요. 그만큼 보는 눈이 많고, 해리에 대해 저들끼리 말을 지어내는 것도 많아요. 교수님도 과거 이력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는 사람이잖아요. 아무런 증명 없이 해리와 계속 함께 있으려면 방해 받을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거예요. 주변에서 둘을 물어뜯으려고 들 거란 거죠.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있어야 해요. 그게 허례허식이어도요.”

헤르미온느의 통찰은 날카로운 유리조각 같았다. 세련되고 뾰족한 날이 빛에 반짝이는 듯 했다. 스네이프는 잠시 헤르미온느의 눈을 바라봤다. 그녀의 말대로 해리는 마법세계의 모든 관심이 주목된 자였다. 그런 해리를 이성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노리는 자들이 태반인 이 세계에서, 전 데스 이터인 자신이 어떤 퍼포먼스도 없이 가지려드는 건 그들의 반발을 일으킬 것이다. 해리의 개인사가 신문 1면을 가볍게 차지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입증되는 사실이었다. 해리는 입을 살짝 벌린 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단순한 표정이 아마도 헤르미온느가 엄청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아, 그런데…… 내 결혼식에 꼭 와줘야하는 사람들과 지금, 상당히 불편해졌어…….”

해리는 위즐리 가족을 떠올렸다. 헤르미온느의 안색도 해리처럼 어두워졌다. 하필이면, 해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영원히 끊어질 인연은 아니다. 그러니 그건 심려치 않아도 돼, 포터.”

스네이프의 말에 세 명의 시선이 모두 그를 향했다. 스네이프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할 말은 다 해야했기에 입은 다물지 않았다.

“론 위즐리의 태도를 봤잖아. 날…… 택하면 위즐리를 포기해야 할 수 있다 말했었지만, 그들은 결국 널 져버리진 않을 것 같으니.”

해리는 한층 밝아진 얼굴로 끄덕거렸다. 맞는 말이었다. 위즐리들과의 인연이 제가 스네이프를 사랑하는 걸로 끊긴다면, 해리야말로 그 얄팍한 연결에 넌더리가 났을 것이었다.

“결혼식은… 하객 수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대중에게 행사를 했다는 사실만 드러내면 되는 거지. 그러니 위즐리의 용서를 받은 날에 당장 열어도 상관 없어.”
“아니예요, 스네이프 교수님! 결혼식이 연인간에 얼마나 뜻 깊은 날인데 그걸 그렇게 속전속결로 해치워요?”

헤르미온느가 미간을 찌푸리며 성질을 부렸다. 식의 당사자보다 더 화를 내는 헤르미온느에, 네빌은 여자들의 생각은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스네이프도 네빌과 같은 생각을 했지만, 듣고 있던 해리는 헤르미온느의 말에 동의 했다. 저와 스네이프의 결혼을 만천하에 알리는 행사인데, 제대로 하고 싶었다.

“우선 내가 위즐리 가족에게 용서를 구한 뒤, 식의 날짜를 잡을게, 헤르미온느. 식의 장소는…… 음, 우리집은 아파트고 세베루스의 집은 버려진 머글 동네인데 결혼식을 열 장소로는 마땅치 않아.”
“호그와트에서 열어도 되지 않을까? 아마 그 시기가 여름방학 중에는 가능하지 싶은데. 학생들이 없을 때 해야 하겠지. 스네이프 교수님 생각은요?”
“……그렇게 하던가.”

제 결혼식인데 헤르미온느가 더 열과 성을 다해 논의중이었다. 스네이프는 디저트를 물어오는 종업원에게 각자 아이스크림을 내달라고 말했다. 네빌은 딸기맛을 요청 했고, 스네이프가 자신과 똑같은 딸기맛을 선택한 것에 놀랐다. 달콤한 건 입에도 안 대게 생기셨는데. 해리는 스네이프에게 제 몫의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반 스쿱 더 떠주며 많이 먹으라고 다정히 속삭였다. 그에 스네이프는 창피해 할 줄 알았더니, 또 그건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어떤 의미론 염병을 떠는 커플인지도. 헤르미온느가 왜 기분전환이랍시며 그들을 보러 신나게 나왔는지 네빌도 알 듯한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호그스미드의 밤하늘에 별이 총총 박혀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오늘 잘 먹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시험을 다 마칠 때까지는 이제 못 만날 것이라 말했다. 네빌 역시 덕분에 좋은 저녁이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해리는 다음에 또 보자고 웃으며 제 친구들을 바라봤다. 스네이프는 한참 조용히 해리의 뒤편에 서있었다. 그렇게 그들의 대화를 지켜 보다, 네빌의 눈과 시선을 마주쳤다. 네빌은 의아한 눈으로 스네이프를 올려다 보았다. 스네이프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롱바텀.”
“네, 네! 스네이프 교수님….”
“네가 내기니를 죽였다는 걸 포터에게 들었다. 고드릭의 칼을 썼다고.”
“아…! 아아, 네……. 우연한 일이었지만… 네, 제가 내기니를 죽였어요.”

네빌은 내기니의 독으로 죽었다고 알려졌었던, 그의 악몽 같은 옛 스승을 바라보았다. 스네이프는 여전히 딱딱한 얼굴이었지만, 수업시간에 봤던 그 차가운 눈초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네빌은 긴장되는 기분을 느꼈다. 스네이프가 무서워서라기 보다는, 그가 지금 제게 느끼는 감정이 전해져서 민망스럽고 쑥스러웠다.

“나 대신 복수해줘서 고맙군.”

스네이프는 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네빌은 미소를 짓는 스네이프의 얼굴에 멍하니 넋을 놓았다. 그래서 스네이프가 또 다시 내민 손도 금방 인식하지 못했다. 해리가 웃으며 네빌, 하고 재촉하는 소리에 뒤늦게 네빌은 스네이프의 손을 보고 허겁지겁 악수를 했다. 네빌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어린 시절의 악몽이,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저를 떠나가는 게 느껴졌다.

“저야말로……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네이프 교수님….”

스네이프는 의외라는 듯이 눈썹을 꿈틀였다. 저는 여전히 네빌에 대한 인상이 크게 바뀌지 않았고, 그를 쥐잡듯이 잡았던 과거만 기억나기 때문이었다. 네빌은 악수한 손을 놓으며 한결 편안한 얼굴로 미소를 보였다.

“이런 순간이 올 줄은 몰랐어요. 교수님이 살았으니 이런 순간도 온 거니까…….”
“……그래. 학생일 적 너의 형편없는 실력에 대해 지나치게 괴롭힌 것에 대해선 사과 하마.”
“세베루스, 그거 사과 맞아요?”

해리가 어이 없다는 듯이 물었다. 하지만 네빌은 이미 웃음을 터뜨렸고,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정말 세베루스 스네이프다운 사과였다.

“안녕히 들어가세요, 스네이프 교수님. 식 날짜 정해지면 헤르메스 보내주세요. 꼭 갈게요. 해리, 잘 들어가!”

네빌의 인사를 끝으로, 헤르미온느와 네빌이 호그와트 정문 앞으로 순간이동 했다. 해리는 순간이동을 위해 스네이프에게 팔짱을 끼면서, 오늘 잘했다고 속삭였다. 스네이프는 피식 웃고는 해리를 따라 해리와 자신의 집으로 이동했다.


“이거야?”
“네, 이제 눈치 안 보고 세베루스 옆에서 공부 해도 되겠다.”

플러리쉬 앤 블러트에서 사온 어둠의 마법 방어술 관련 서적들을 책상 위에 올려 놓으며 해리가 웃었다. 볼 시간도 없었을 텐데, 책의 몇 페이지가 접혀서 고정 되어 있었다. 스네이프는 손을 뻗어 거칠한 종이 질을 더듬었다.

천성으로 따지자면, 저보다는 해리가 훨씬 누굴 가르치는 것에 적성이 맞았다. 스네이프는 성인이 되고 가진 직업이 교수 뿐이었으니, 이 길 외에는 생각지도 못했다. 저와 맞는지 안 맞는지는 고려조차 할 사항이 아니었다. 덤블도어는 스네이프가 교수로 있으면서 호그와트에 입학 할 해리를 지켜 보길 원했다. 생각해보면 해리만을 기다린 세월이 10년, 해리를 알고 지낸 세월은 8년이었다. 그 중에 단 1년만을 해리를 사랑했다니. 스네이프는 그 시간이 흐를 동안 제 반려를 알아보지 못한 게 우스웠다. 물론, 해리 역시 그렇긴 하지만.

“오러 일은 언제까지 하게?”

스네이프는 책을 덮고, 몸을 돌려 팔짱을 꼈다. 해리는 책상에 한 손을 얹고 부드럽게 시선을 맞췄다.

“이번 달까지만요.”
“그럼 개학까지 3개월을 쉬겠군.”
“여행이라도 갈까요? 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딱히.”
“전 지금 하고 싶은 거 있는데.”

해리가 배시시 웃었다. 스네이프는 눈썹 끝을 올렸다가, 고개를 숙여 해리와 입을 맞췄다. 해리가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고개를 꺾었다. 다정한 큰 손이 스네이프의 뺨을 감쌌다. 해리는 살짝 두어 번 쪽, 쪽 입술을 맞췄다가 떨어졌다.

“공부한다며.”
“꼭 선생님처럼 말 하시네.”
“난 네 선생이 맞다만, 포터.”
“저도 될 건데, 선생님. 포터 교수, 해 봐요.”

큭큭 웃음을 참으며 해리가 스네이프의 허리에 팔을 얹었다. 스네이프는 무표정으로 해리를 보았다. 공부를 시킬지, 이대로 장단에 맞춰줄지 잠시 고민을 했다. 어차피 몇 달 후면 질리도록 들을 소리를 벌써부터 듣고 질리고 싶다는 데 도와줄까.

“포터 교수님, 무례하게 어디에 손을 얹고 계신 거죠?”

해리의 눈이 살짝 크게 뜨였다가, 이내 실수였던 척 허리에서 손을 떼냈다.

“넘어질 뻔 해서요. 실례했어요, 스네이프 교수님.”
“그러십니까. 그럼 하시던 공부 계속 하시길, 포터 교수님.”
“엇, 잠깐 잠깐. 스네이프 교수님, 잠시만요.”

문고리를 잡는 스네이프에 해리가 다급히 손목을 잡아왔다. 스네이프가 또 왜, 하는 얼굴로 돌아보았다. 해리는 왠지 스네이프의 눈치를 보는 강아지 같은 눈이었다.

“저…… 그게, 있잖아요…. 세베루스, 저 꼴렸는데 계속 하면 안돼요?”
“하……?”
“이왕이면 제가 교수고, 세브가 학생인 걸로….”

아, 잊을 리 있을까. 해리 포터는 섹스만 하면 변태고 짐승이었다는 걸. 스네이프는 한숨을 쉬며 문고리를 다시 잡았다. 해리의 손이 제 손목에서 아쉬운듯 떨어졌다. 어린애 같은 게 지금 누군데 절 보고 학생인 척 해달라고 하는지 모르겠군.

“제대로 하는 게 더 좋지 않겠나?”
“네?”
“포터, 네 교복 아직도 갖고 있나?”

해리가 입을 떡 벌렸다. 와, 헐, 대박. 진짜요? 스네이프가 지팡이를 휘둘러 아씨오로 교복을 소환했다. 그리핀도르의 붉고 노란 넥타이가 셔츠 깃 밑에서 팔랑이며 가라앉았다. 그리핀도르답게 험하게 입어서 상태가 그리 좋진 않았다. 학생일 때의 해리도 저보다는 체격이 좋았으니 얼추 몸에 맞을 듯 했다. 스네이프는 변환마법을 걸어 넥타이를 초록색과 은색으로 바꾸었다. 해리는 그 때까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스네이프를 보고 있었다. 스네이프는 오히려, 저는 늘 해리가 해달라는 걸 다 해줬는데도, 새삼 해리가 이런 반응인 게 웃겼다.

“갈아 입을 건데, 나가지. 네가 변태 교수인 건 알지만.”
“아, 그, 네에….”

왠지 얼굴이 더웠다. 입고 나갔던 까만셔츠의 단추를 푸는 스네이프를 보다가 해리가 붉어진 얼굴로 방을 나가 문을 닫았다. 제가 시켜놓고, 본격적인 스네이프를 보며 심장이 떨리다니. 과연 몇 년을 이중 첩자로 볼드모트 앞에서 연기해온 사람이라 그런가, 저 같은 초심자는 도저히 당해내지 못할 상대였다. 해리는 제가 입고 있는 셔츠와 청바지를 내려다 보았다. 스네이프가 이렇게 본격적인데, 저도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해리는 공식 행사에 갈 때 입는 까만 정장을 입었다. 괜스레 거울 앞에서 앞머리를 넘겼다가, 다시 내렸다. 좀 민망했다. 매무새를 정리하고, 해리는 방 문을 두드렸다. 스네이프는 지금 제가 학교 다닐 때 입던 교복을 입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똑, 똑.

“세브, 들어갈게?”
“…네, 교수님.”

해리는 입을 틀어 막고 잠시 소리없이 발을 굴렀다. 어떡하지!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 하지만 이런 꼴을 보였다간 스네이프가 김이 새서 하기 싫다고 할 것 같았다. 해리는 심호흡을 길게 하고 문고리를 잡았다. 부드럽게 열리는 문 너머로 책상 앞에 앉아있는 스네이프가 보였다.

해리는 한 번도 다 채운 적 없던 셔츠의 단추가 목 끝까지 단정히 여며져 있었다. 초록색과 은색의 슬리데린 넥타이는 스네이프의 흑발에 무척이나 어울렸다. 풀어내린 머리카락 한 쪽을 귀 뒤로 넘기며, 어둠의 마법 방어술 서적을 뒤적이는 하얗고 긴 손가락에 해리의 시선이 머물렀다. 펜시브에서나 본 슬리데린 교복을 입은 스네이프가 눈 앞에 있었다.

해리는 성큼성큼 걸어서 스네이프의 앞으로 갔다. 해리의 정장 차림에 스네이프 역시 놀랐다. 저렇게 음욕을 자극하게 입는 교수가 어딨지. 딱 달라붙는 양복의 핏에 벗지도 않았는데 해리의 몸 선이 보였다. 스네이프는 시작도 전인데 흥분이 되는 게 느껴졌다. 해리의 녹색 눈을 올려다 보니, 해리 역시 그런 듯 했다.

“세베루스, 음…. 이렇게 늦은 시간에 사감실에 함부로 들어오면 안돼. 네가 아무리 모범생이어도 학교 교칙이 있잖아.”

교칙을 밥 먹듯이 무시했던 포터 교수가 할 말은 아니었다. 스네이프는 피식 웃으며 해리를 올려다 보았다. 턱을 괸 채 해리를 바라 보는 까만 눈이 맑은 밤처럼 깊었다. 해리는 멍하니 스네이프의 눈에 시선을 빼앗겼다.

“포터 교수님은 제가 이렇게 찾아오지 않으면… 저를 봐주시지 않잖아요.”

스네이프가 해리의 손등으로 손가락을 뻗어 쓸어 내렸다. 해리는 입으로 심장이 터져나오려 했다. 포터 교수를 유혹하는 슬리데린 학생 세베루스 스네이프라니.

스네이프의 손가락이 해리의 셔츠 소매 안 쪽으로 슬며시 들어왔다. 손목을 쓸어 올리는 가느다란 손가락이 흰 거미처럼 움직였다. 해리는 미간으로 힘줄이 서는 걸 느꼈다. 해리는 저를 희롱하는 스네이프의 손목을 꽉 잡고, 눈을 맞췄다.

“그만, 세베루스. 교수를 이런 식으로 놀리면 징계 감이야.”
“놀리는 거 아니예요. 포터 교수님이 주시는 벌이라면 뭐든 달게 받을게요.”

스네이프의 입술이 조금씩 더 가까워졌다. 거의 키스할 듯 얼굴을 기울인 채, 해리는 스네이프를 애태우듯 멈췄다.

“교수님…….”

스네이프의 눈꼬리가 축 쳐졌다. 실망하는 얼굴에 해리는 책상 위의 주먹을 꽉 쥐었다. 어쩌면 이렇게 사랑스럽게 구는 걸까? 저한테만 스네이프가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들뜨고 기쁘고, 만족스러웠다. 해리는 슬리데린의 넥타이 끝을 슬며시 쥐고 제 얼굴 가까이로 끌어 당겼다. 스네이프가 입을 벌리고, 해리가 혀를 파고 들었다. 음, 으응, 겉보기에만 얌전한 모범생의 신음이 잇새로 샜다.

해리는 키스하면서 책상을 비켜 걸어, 의자에 앉은 스네이프의 앞 쪽으로 다가왔다. 스네이프는 제 앞에 선 해리의 바지 앞섶에 손바닥을 얹었다. 손바닥으로 두툼한 해리의 음낭이 느껴졌다. 슥, 슥 천이 스치는 소리와 함께 해리가 발기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불순한 학생에게는 그에 맞는 벌을 줘야겠지, 세베루스?”

말 끝에 약간의 더운 숨이 흘렀다. 흥분한 성기가 옷 안에서 커져가며 천을 팽팽히 당겼다. 해리가 손을 뻗어 스네이프의 턱을 쥐고 고개를 위로 들렸다. 금욕적인 교복 차림에 색정적인 얼굴이 도전적으로 해리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여전히 스네이프의 손은 해리의 다리 사이를 쓰다듬었다. 해리는 정말이지 미칠 것만 같았다. 너무 야하잖아, 당신.

“…빨아. 세베루스.”

스네이프는 의자에서 내려왔다. 바닥에 무릎 꿇은 그가 해리의 바지 벨트를 풀었다. 그와중에도 스네이프는 해리와 계속 시선을 맞추었다.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해리는 당장에라도 스네이프의 다리 사이를 꿰뚫고 거칠게 박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

스네이프는 스네이프대로, 지금 상황이 두근거려서 미칠 것 같았다. 정장을 입은 포터 교수라는 설정에다, 실제로 보이는 해리의 모습도 너무 멋있어서 손이 떨렸다. 도저히 해리의 얼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어 계속 보고 있었다. 스네이프의 손이 해리의 바지 지퍼를 내리고 드로즈를 내렸다. 속옷에서 퉁긴, 발기 된 성기가 입술을 때렸다. 벌이라더니 진짜로 폭력적이네. 스네이프는 입술을 침으로 척척히 적시고, 성기의 끝부터 빨아들였다. 뒤통수에 해리의 오른손이 따라붙었다.

“쯔읍… 츱, 츠읏….”
“하아…! …윽.”

해리의 눈썹이 일그러졌다. 가늘어진 눈이 흐릿하게 스네이프를 좇았다. 해리는 양 손으로 스네이프의 옆 머리카락을 머리 뒤로 걷어내며 고정해 잡았다. 스네이프는 점점 빠르게 고개를 움직였다. 하아, 아, 세베루스……. 해리의 신음에 스네이프는 제 허벅지를 붙이며 꿈지럭거렸다. 해리의 것을 빨면서 발기한 게 부끄러웠다.

“읍, 컥….”

스네이프의 벌어진 입 밖으로 불투명한 액이 뭉근하게 흘러 나왔다. 스네이프가 입을 벌린 채 해리를 올려다 보았다. 달뜬 숨을 흘리면서도, 해리는 스네이프가 제 허벅지를 붙여 앉은 채 허리를 꿈틀대는 걸 놓치지 않았다. 해리가 발을 뻗었다. 스네이프의 다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발이 앞섶을 꽉 눌렀다. 헉, 놀란 스네이프는 숨을 들이키다 해리의 정액을 꿀꺽 삼키기까지 했다.

“벌을 받는 건데 흥분하면 어떡해? 응?세베루스. 제대로 가르쳐줘야 하는 건가?”
“윽… 네에……. 포터 교수님…. 무지한 저를, 하아, 가르쳐 주세요……. 응, 흐윽.”

앞섶을 누르던 발이, 천 위로 발기한 기둥을 쓸어올리자 스네이프가 파드득 떨었다. 해리가 스네이프의 멱살을 쥐고 바닥에서 일으켰다. 거친 기세에 스네이프는 살짝 목이 졸렸으나, 오히려 그래서 흥분이 되었다.

해리는 그대로 벽에 스네이프를 돌려 세우고 오른손으로 벽을 짚었다. 바지 벗어, 스네이프의 뒤에 바짝 붙어 선 해리가 귓속말을 속삭였다. 스네이프는 귓 속으로 침투한 낮은 음성에 움찔 떨며 교복바지를 벗었다. 발목으로 바지와 속옷이 떨어져 나갔다. 다리 벌려, 세베루스. 목덜미에서 해리의 숨결이 스쳤다. 스네이프는 배꼽에 닿을 듯 팽팽히 발기했다.

해리의 손가락이 스네이프의 회음부를 은밀하게 쓰다듬었다. 흐으읏…. 벽을 짚은 하얀 두 주먹이 옹송그려졌다. 달뜬 숨이 벽 위에 흩어졌다.

“세베루스, 기숙사에서는 이런 음란한 몸을 감추고 어떻게 지내고 있지? 사감실에서, 내 방에서 같이 지낼까?”
“아, 흣…. 좋, 아요, 포터 교수님…. 계속 같이 지내면서, 제 몸에, 헉, 벌을 내려주세요, 흐으응……!”

성기에 침을 뱉어 윤활한 해리가 급하게 스네이프의 뒤에 삽입했다. 스네이프의 배를 가로지른 왼손이 그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버거운 삽입에 스네이프는 괴로워했다. 그러면서도 허리를 쭉 빼 엉덩이를 내밀었다. 밑단이 말려 올라간 교복 셔츠 밑으로 잘록한 허리가 야살스러웠다.

“그래, 세브. 밤새 훈육해줄게. 착한 학생이 될 때까지.”

금요일 밤은 길었다. 해리는 제가 만족할 만큼 스네이프를 가르칠 생각이었다. 스네이프 역시 바라는 바였기에, '밤'과 '교육'은 끝나지 않았다.










20편이라니~!
연중 했던 구원자를 20편까지 쓰다니...ㅠ(감격쓰)
처음부터 끝까지 맘에 드는 내용으로만 가득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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